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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

최종 변경일자: 2015-08-30 14:20:08 Contribu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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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천재론의 영역을 지나, 현대인이 판타지 세계에 떨어졌을 때 무엇을 해볼 수 있는가? 를 연구하는 집단연구 항목이다. 물론, 항목명은 소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패러디

목차

1. 전제 사항
2. 첫 접촉
2.1. 소지품
3. 학문별 안내
3.1. 개별 항목으로 분리된 학문
3.2. 예술
3.2.1. 미술
3.2.2. 문학
3.2.3. 음악
3.3. 신학
3.3.1.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
3.3.2. 불교
3.3.3. 유교
3.3.4. 새로운 종교 창설
3.4. 마법?
3.5. 기타
4. 결론

1. 전제 사항

고대에서 중세 수준 문명[1]이며, 현실 세계와 같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혹은 최소한 비슷한 종이라도 다수 서식한다는 가정하에서 시작한다.


대체역사소설비잔티움의 첩자》를 읽어봐도, 아래의 기술들이 처음 발명됐을 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다. 주인공 바실 아르길로스는 아래 기술 중 상당수와 관련이 있다. 망원경을 훔쳐와 군사 · 천문 발달에 기여하고, 종두법의 첫 피실험자에, 화약 제조법도 알아오고, 인쇄술로 성상파괴운동을 막아냈으며 브랜디 증류법으로 외교적 성공을 거둘 뻔 했다.

또한, 여기 언급되는 기술 중 대다수는 말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개발하려면 당신이 아무리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더라도 나름대로 시행착오 · 사고 · 좌절을 겪는다는 것을 명심할 것. 비협조적이거나 여건이 부족한 주변환경이야 말할 것도 없고… 그러니까 아래 서술할 모든 내용은 대화가 통한다, 그리고 관습에도 익숙하다, 그리고 이동한 시대의 전염병이나 전쟁 등 각종 위험요소에서 벗어나 안전하다라는 전제가 있을 때 성립한다는 것. 현실은 가혹하다.[2]

베블런과 같은 사회 ·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중요한 것은 관련 기술이 발견 · 발명되었느냐가 아니라 기술과 사용 패턴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아래 항목에 적혀있는 기술들과 항목들은 각 문화권 · 종족 · 문명 등의 특징과 패턴에 따라 매우 다른 여파를 불러일으킬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할 것. 대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생활이 변화하는 것을 별로 내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아래 항목의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적용되었을 경우 혁명에 가까운 상황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전혀 예상치 못한 사회적 파급효과를 낼 수도 있다.

특히 당신이 도착한 세계의 기득권층은 더더욱 당신이 불러일으킬 변화를 결코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아무리 먼치킨적 능력을 가졌더라도 각종 기연을 얻어 인간을 뛰어넘어 도착한 세계의 신적 존재와 대등하여 현실조작을 하거나 인류 사회와 대적해도 홀로 박살내고 질서를 재편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춘 것이 아닌 한, 인간은 사회적 상호부조가 없이는 생존할 수 없기에, 급격한 변화의 과정에서 당신이 생존할 가능성은 극도로 낮아짐을 명심해야 한다.

간단한 예로 당신이 도착한 판타지 세계에 화폐시장의 도입을 주장했을 때 당신에게 미칠 일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아마 당신은 지역 영주나 절대군주의 손에 죽을 가능성이 높다. 화폐를 금기시한 사회는 역사상 수도 없이 많다. 아니,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이 당장 군주였던 세종대왕조차도 물물교환을 없애려고 화폐를 새로 도입했다가 백성들의 반발을 못 이기고 두 손 들었다. 화폐도 조건이 맞아야 사용될 수 있는 거지 하향식으로 도입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 시장이 제대로 기능하게 하려면 왕이나 관리가 특권을 갖는 구체제의 철폐가 먼저다.

은행을 만든다면 돈을 갈퀴로 끌어 모을 수도 있겠지만[3], 그렇게 하려면 그에 합당한 담보가 없으면 곤란하다. 그리고 듣도 보도 못한 사람갑툭튀해서 자본 집중을 유도하고 기존 시장질서를 재편하는 행위를(즉 권력을 구성하는 행위를) 그냥 '아 그렇구나'하고 넘어갈 위정자는 없다 봐도 과언이 아니다. 예시된 프란츠 1세도 결국 자기나라 왕이 아니었던가?

분업을 도입한다면 길드 회원들에게 거의 100% 끔살 당할 것이고, 발효주나 증류주를 발명했을 경우에도 광신적인 종교인들에게 린치당할 확률이 높다. 치즈 · 버터 등 유제품의 경우는 역사상 실제로 문제를 일으켰던 좋은 예. 바이킹들이 유당분해효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우유를 선물했다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소화가 안돼서 폭풍설사를 하게 되자 바이킹들이 독극물을 준 것이라고 오해해서 공격한 사례가 있다. 옛날 천재들은 결코 어리석은 인물들이 아니었다. 사회와 역사의 제한에 묶여있었을 뿐.

마지막으로 저작권의 사적 소유가 인정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20세기 중반~)에 들어서임을 염두에 둘 것. 만약 당신이 의 제조법을 발명한다면, 그것으로 부를 얻기 전에 먼저 지역의 유력자가 와서 좋은 말 몇 마디 해주고 제조법 내놓으라고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아니, 그 전에 돈을 벌 확률 자체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사회에서 충격적인 발견이나 발명은 사회 전체의 노력으로 여겨지기 마련이고, 그걸로 돈을 벌려 한다면 주위 사람들의 미칠듯한 눈총을 받게 될 것이다. 저작권법이 없는 사회에서 오래지 않아 표절작들이 수도 없이 등장할 것이고,[4] 판타지 세계에서 당신은 이를 제어할 힘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특허가 있더라도 퍼커션 캡의 사례처럼 구두쇠 같은 놈들이 특허권 말소될 때까지 채용을 안하고 버티는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현대인이 판타지 세계를 여행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인맥이다. 그리고 사회환경에 대한 미칠 듯한 적응력 그리고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권력을 갖는 것이 핵심.
[5]

2. 첫 접촉

만약 당신이 떨어진 곳이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거나, 잘 모르는 외지인은 일단 죽이고 보는 곳 이라면, 무엇을 할 여유도 가질 수 없을 것이므로, 이런 경우는 배제하고 서술한다. 다만 그럴 경우, 높은 확률로 근처에 강력한 조력자가 있어 죽음을 면하고 도움을 받게 되는것이 흔한 설정.

사실 인간의 경우는 의외로 '멀리서 온 '에게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관습을 가진 경우가 많다. 동족에게 의외로 관대하게 구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근거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애초에 인간의 보편 의식이 모르는 놈은 때려죽이고 보는 식이었다면 인류 사회가 이렇게 발전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우선 인류의 보편적 법칙에 따라 만난 상대에게 호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말이 안 통해도 처음에는 손짓발짓으로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시도하자. 대체로 어느 사회에서건 호감을 사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초콜릿이나 사탕 같은 간식거리나 동전 한두 개, 혹은 단추 같은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진기한 물건이 될 수 있다.[6]

또 실수를 저질러서 상대가 화내는 것을 막기 위해, 늘 신중하게 행동하며 함부로 돌아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 궁금한 것이 있어도 친해지기 전에는 자제하고, 특히 함부로 돕겠다고 나대다가 해당 사회의 금기라도 어기게 된다면 큰일난다. 결론을 내리자면 그냥 눈치껏 하자.

그렇게 “낯선 사람이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받아들여지면 일단 반 정도는 성공. 상대 쪽에서도 의사소통을 바라고 그들 말을 가르쳐주려 할 것이므로, 목숨 걸고 언어를 배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대항해시대의 모험가들도 전혀 처음 보는 부족들과도 어떻게든 하다보니 말을 알아듣게 되었다고 하니, 언어 문제에도 너무 절망하지는 말자. 다만 말이 안통한다고 해서 지구에서의 바디랭귀지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이 또한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지구 내 에서조차 몇몇 문화권에서는 극심한 의미차이를 가진 바디랭귀지가 있음을 기억하자.

기술을 전파할 수 있을 정도로 고등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지려면 몇 십 년 단위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니 인내심이 최우선. 그리고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라. 물론 글은 지배계층의 전유물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알아서 가르쳐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당신이 떨어진 세계의 문자한자처럼 배우기 복잡한 것이 아니기만을 바라도록 하자. 한글이나 알파벳 수준이라면 당신은 정말로 행운을 타고난 것이다.

당신이 만약 종교에 대해 별로 거리낌이 없다면, 우선 눈치를 동원해 해당 지역에서 가장 우세한 것으로 보이는 종교단체를 찾아내 재빨리 귀의하자. 어느 시대든 종교는 굉장히 어마어마한 단체이며, 누가 봐도 확실한 이방인이 스스로 해당 종교로 개종한다면 굉장히 많은 후원과 도움을 받을 것이다. 간단한 예를 들자면 유학생들이 한국에서는 종교에 관심이 없다가도 해외에서는 한인교회등을 찾아서 교인이 되는 일이 많은데, 이는 한인교회에 입교하면 교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연기력이 좀 된다고 생각한면 갑자기 사원 앞을 지나가다가 눈물을 흘리며 뭔가에 빠진듯한 모습을 보이다가 개종하겠다고 한다든가, 그런식의 연출을 더해주면 더 좋다.

그리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을 진귀한 노예로 팔아먹으려는 자들이 당신을 그냥 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사회 분위기에 따라서 무신론자는 악마의 동생급의 취급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종교에 유연한 곳이라면 아무거나 믿어도 상관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신교가 허용되는 분위기라면 적당히 맘에 드는 것이나 세력이 큰 쪽으로 골라 잡고, 유일신교가 대세면 그냥 닥치고 믿어라(…).

어쨌든 일단 이방인에 대한 호기심으로라도 자기네 말을 가르치려 들 것이고, 당신의 지식이 이 종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증명해내기까지 한다면 든든한 조력자를 얻은 셈이다.

의외로 고위층과 접촉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느 정도 정치 체계가 잡혀 있다면 정체 불명의 외국인을 고위층에게 데려갈 것이고 그들도 당신에게 어느 정도 흥미를 느낄 것이며, 당신이 그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면 관직도 줄 수도 있다. 못하면 구경거리가 되겠지만. 당장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례만 봐도 하멜이나 벨테브레이 같은 예가 있다.

2.1. 소지품


당신이 이 판타지 세계로 떨어질 때 가지고 있던 현대의 소지품들은 분명 있을 것이다. 학생이라면 매고 있던 배낭,교과서,책 등이 될 수도 있고 직장인이라면 서류뭉치 같은 것들 말이다. 만약 흡연자라면 가지고 있던 라이터와 담배 등을 이용해 원주민들의 환심을 살 수도 있을 것이고 하다못해 지갑 속의 100원짜리 동전이라도 튕겨서 원주민들의 호기심을 끌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미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인 IT제품 (스마트폰,태블릿 PC,노트북 등)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굉장히 높다. 당연히 주변에 기지국이 없으니 신호는 안 잡히겠지만 그 자체로도 훌륭한 도구가 된다. 원주민들에게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보여준다던지 등의 방법으로 상당한 호기심을 끌게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미리 저장해놨던 전자책이나 웹 페이지 등으로 지식을 보충한다던지, 중요한 정보를 카메라로 기록해 둔다던지 하는 여러가지 활용법이 있다.

스마트폰 등은 부피도 작아 활동에 딱히 지장을 주지도 않고 많은 양의 정보들을 저장하고 원할 때 열어볼 수 있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배터리가 다 됐다고 버리지 말자. 당연히 벽에 충전기를 꼽아 충전은 불가능하지만 요즘은 태양광 충전 기능을 가지고 있는 보조 배터리 등도 많이 찾아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3. 학문별 안내

3.1. 개별 항목으로 분리된 학문

3.2.1. 미술

미술가라면 그 때의 미술 화풍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물화는 17세기 네덜란드 화가들에 의해 그려지기 시작했고 그 전까지는 듣보잡이었다. 그리고 누드화는 중세 때까지는 그려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시기의 작품중 누드가 나오는 아담이브의 누드화는 중요한 부분을 가린다는 전제하에 허용되었을 정도다. 물론 미술 화풍은 그 세계의 가치관과 문화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다. 그리고 풍경화를 밖에서도 그릴 수 있게 하는 데 큰 공헌을 한 튜브 물감의 발명 여부도 알아 보는 것도 중요하다.

3.2.2. 문학

문학에 소질이 있고 현지의 어문에 능통하다면 작가에 도전해 볼 수 있다. 만일 문자가 일반적으로 통용되고 인쇄술이 어느 정도 발달해 있는 사회라면 소설가로, 문자 사용이 소수의 식자층에 국한되어 있고 일반 백성들 대다수가 문맹인 사회라면 시인이나 극작가로 나서는 게 유리하다. 특히 문자보다 암송, 구전에 많이 의존하는 사회라면 매우 엄격한 운율적 형식에 맞출 것을 요구하므로 그러한 형식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또한 18세기 말~19세기 초 낭만주의 사조가 유행하기 이전까지는 참신한 구상력과 천재적 영감보다는 익히 알려진 종교적, 신화적, 역사적 소재들을 얼마나 맛깔나게 표현하는가, 고전적 형식을 얼마나 잘 준수하였는가가 작가의 역량을 가늠하는 주요 척도였으므로, 작품의 소재가 되는 인물 및 사건 등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잘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단, 일반적인 판타지의 배경이 되는 중세 유럽의 글자는 기본적으로 자국어가 아닌 라틴어이고 그것 또한 소수의 귀족과 사제들만이 알았다는 것을 기억해둬야 할 것이다. 애초에 책과 종이는 근대 이전에는 생각보다 훨씬 귀한 것이여서 당신이 거장의 글을 라틴어로 베껴 쓰고 그것을 어찌어찌해서 높으신 분에게 보인다고 해도 그것이 당신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는 확실할 수 없다.

현실에서 이미 존재하는 작품을, 당신이 처음으로 썻는것처럼 위장하여 발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실의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유명하고 뻔한 이야기가, 판타지 세계의 주민들에게는 참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작품의 내용이 그 세계의 윤리관에서 허용된다는 전제하에서만 가능하다. 예를들어 성에 보수적인 사회에서, 자유로운 연애를 다룬 소설을 썻다가는 남녀상열지사로 취급될 수 있다. 또한 소설의 내용을 판타지 세계에 맞게 적절히 어레인지 하는 스킬도 필수.

3.2.3. 음악

작곡으로 가고 싶다면, 거장들의 음악을 미리 만드는(......) 것 만으로도 당신은 존경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시간, 장소를 잘 타고 권력자에게 싸바싸바를 잘 하는 것 외에도 실제로 음악적 재능이 있어야 인정받겠지만...이를테면 당신이 1820년으로 가서 아직 발표되지 않은 합창 교향곡을 어찌어찌 베껴서 내놓았다고 치자. 일단 지휘는 다른 사람이 한다고 쳐도 그 지휘자가 당신에게 물을 수많은 질문에 답할 수준은 되는가...? 시기와 유행 역시 잘 살펴보아야 한다. 유럽의 근대 음악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계의 유행은 그때그때 바뀌고 존경받는 근거의 기준도 매우 다양하게 바뀐다.

또한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작곡가와 연주가가 분리되기 전까지는 작곡가=연주가라는 공식이 거의 항상 성립했다.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모두 즉흥연주 대결로 상대를 바르고 다녔던 괴수들이다. 이게 안 된다고 해서 당신이 음악가로 성공하지 못한다는 건 아니지만, 차 포 떼고 장기 두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만 알아 두자. 그리고 애초에 아무리 위대한 음악가라도 작곡만 해서는 생활이 매우 곤란할 가능성이 높다. 학생 몇 명이라도 있거나 연주여행을 하거나 해서 돈을 벌어야 하는데...할 수 있다면 축하한다. 근데 연주여행이 들어올 정도의 연주가라면 일단 현대 사회에서도 떼돈은 못 벌겠지만 중상류층에 속하는 꽤 괜찮은 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꼭 이상한 세계에 가야 하나?

악기를 개량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서양식 플룻 키를 만들거나 그게 이미 만들어졌다면 클라리넷 같은 다른 목관악기에 도입하는 것, 바이올린/비올라의 턱/어깨받침 등의 개량, 금속 현 발명, 금관악기의 밸브[7] 괜찮은 발명이다. 하지만 좋은 악기를 만드는 것은 피나는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간단해 보이는 턱받침 같은 것도 고려해야 할 게 많다. 길드의 경우 음악가의 길드이니 당신의 목숨이 위험할 확률은 비교적 낮지만, 현대에도 음색 등의 이유로 개량 전 악기를 선호하는 연주자들도 꽤 있다는 것만 기억해 두자. 당시 연주자들을 설득하는 데는 꽤 많은 노력과 행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수준급으로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있다면 연주자도 좋다. 하다못해 권력자 내지는 그 자녀의 과외선생도 좋다. 물론 당신의 악기가 충분히 개량되어서 당신이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이며 작곡이 아니라 연주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 19세기 후반 이후와 같은 사회이기를 빌어야겠지만, 비올족의 경우에는 발명 후 개량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다. 또한 바이올린 주자들의 꿈 과르네리,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직접 연주해 볼 수도...

3.3. 신학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울 수도 있는 분야.

엄밀히 말하면, 이 파트는 현대인의 지식과는 별 관련이 없는 문서다. 그러나 과학기술이나 발전된 지식을 통해 영달을 추구할 게 아니라 단지 이계에서의 안전한 몸보신을 목표로 한다면, 이 옵션도 정말 진지하게 고려해 보는게 좋다.

당신이 만일 현실 세계에서도 장래희망이 9급 공무원 수준인 지독한 현실주의자라면, 어쩌면 이런 인생이 가장 나을 수도 있겠다. 만약 이계의 종교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익숙한 분위기를 풍긴다면, 신학에 평생을 바치는 것은 상당히 좋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된다. 크게 이름을 날리거나 하지 못할 가능성은 높지만 적어도 몸보신은 가능할 것 같다.

다만 당신이 진심으로 이세계의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무신론자라면 종교 자체에 회의를 가질 것이고, 이미 종교를 가지고 있었다면 타종교로 갈아타는 것에 회의를 느낄 것이다. 그렇지만 철저하게 생존 자체를 추구한다면 겉으로라도 이세계의 종교에 충실한 척 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상황이다.
또한 당신이 해당 종교와 비슷한 종교를, 현실에서 이미 믿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걸로 먹고 사는것은 쉽지 않다. 가톨릭-개신교, 순니파-시아파 처럼 외부인이 본다면 차이점이 적지만, 본인들 입장에서는 매우 큰 신학적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즉 당신이 현실에서의 신학적 지식을 어줍짢게 판타지세계에서 적용하다가는 종교인 생활이 완전히 끝장날 수도 있다. 생존이 최우선 목표라면, 이 부분을 명심하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당신은 판타지 세계에 와 있다는 점이 있다. 즉 이 세계에선 실존이 증명된 신을 기반으로 종교가 만들어 졌을 수 있으며 때문에 우리의 세계와는 달리 신이 직접적으로 활동하고 적극적으로 신탁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신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상 전지전능까지는 아니라도 인간의 상식에서 보면 초자연적 존재일 가능성이 높으며, 그렇다면 대개 '자신의 피조물, 권속이 아닌' 당신의 존재를 알아차릴 가능성이 높다. 당신의 존재를 신에게 들키지 않았다면 오히려 신앙에는 얼씬도 않고 그냥 쥐죽은듯이 숨어 사는게 더 나을 가능성도 있다. 보통 '차원이동물' 판타지물에선 이런 시공간, 차원의 벽은 신조차 극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실제 그런 상황이면 당신은 당신이 도착한 세계의 신조차 못한 일을 해 내었기 때문에 그 세계의 신에게 위험분자로 찍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통 차원이동물에선 신과 주인공이 상부상조하거나, 혹은 주인공이 타락한 신을 정복하는 것으로 끝나는데 문제가 하나 있다면 당신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이다. 발광하다가 신의 장난감으로 전락하는 코스믹 호러의 주인공이 되어 버리는 셈이다.

3.3.1.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

우선 ‘첫 접촉’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종교의 교리적 특성과 자신의 선호를 비교해보라. 만일 성직자와 수도자의 결혼이 금지된다는 교리가 있다면 이를 반드시 계산에 반영하라. 교리 중에 고통스럽거나 자학적인 요소가 있는지도 확인해보라. 실제로 중세 가톨릭에서는 자학적인 것들이 많았다.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하는 것은 애교 수준이고 몸에 항상 고문장치를 달고 다니곤 했다. 심지어는 당시 성적인 것을 죄악시하던 시대이니만큼 발기하면 가시에 찔리는 장치를 팬티 속에 장비하면서 살던 수도자들도 있었다(…). 또 사회적으로 종교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도 따져보라. 정말 제정일치 수준의 영향력을 지닐 경우, 신학자인 당신은 특이한 교리를 주장하지만 않는다면 어딜 가던지 늘 대접받는 생활을 할 것이다.

다음으로 해당 종교의 교리에 대해 빠삭하게 통달하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권위있는 선현이나 성자들이 뭐라고 가르쳤는지 신속히 파악하라. 가급적이면 그들의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말고 달달 암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전의 텍스트를 암기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 그리고 전통적으로 어떤 이의 주장이 정설로서 인정되고, 어떤 이가 어떤 주장으로 이단으로 몰렸는지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무난하게 선현들의 어록들을 정리하거나, 경전을 필사하거나, 경전에 주석을 달거나 하는 작업들로도 충분히 평생토록 인정받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좀 더 나서고 싶다면, 토마스 아퀴나스처럼 일종의 ‘이교도 대전’ 같은 책을 쓰거나 변증학에 뛰어들어서 이단을 정죄하고 정통파를 옹호하라. 이런 활동을 하게 되면 그 사회에서 존경받고 명망있는 신학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가톨릭과 유사한 성직자 체계를 갖춘 종교에서 신학자로 널리 알려진다면 교황과 같은 최고위직은 무리더라도 추기경이나 대주교 정도의 고위 성직자는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대학이 설치된 이후라면 교수도 가능할 것이다. 다만 당신이 생존을 목적으로 한다면, 절대로 당신만의 특이한 교리를 설파하지 마라. 잘못되면 이단으로 단죄되어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수도 있다. 그나마 당신의 추종자가 어느정도 확보되어 있다면, 독립된 종파를 개설하거나 아예 새로운 종교를 만들 수도 있긴하다. 하지만 새로운 종파나 종교를 만들더라도 당신의 앞날이 절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만일 당신이 좀 내성적이거나 현지 언어를 완전히 통달하지 못했다면, 신학자나 성직자 아니라 수도자로 평생을 지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조용한 시골 도원 같은 곳에서 작은 텃밭이나 갈면서 간간이 찾아오는 순례객들을 맞이 하는 생활도 이계에서는 감지덕지다. 당신이 정 현지 언어가 막힌다면, 기도를 핑계로 하루 종일 기도실에 처박혀 있어도 다들 어디서 왔는지 근본도 모르지만 현지인보다 더 믿음이 독실하다고 칭찬하고 존경할지언정 아무도 문제삼지 않을 것이다.

단, 이 경우 도적떼나 이교도 무리에 주의 할 것. 중세의 수도원은 요새화되거나 험한 산지에 위치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중세 유럽은 치안이 불안정해 수도원도 습격받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순례자들의 헌금이 쌓이는 수도원은 적들에게 절호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유사시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동료들과 무술 단련을 하거나 여차하면 도망갈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이전에 바깥 세상의 동향을 파악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방문객 등을 통해 끊임없이 외부의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수도자 옵션에서 제일 중요한 관건은 야망을 버릴 것, 그리고 정말로 초인적인 인내력으로 금욕하며 살 것이다. 당신이 그 종교를 진심으로 믿던지 안믿던지간에 수도자로 생존하려면 이 스킬은 필수이다.

3.3.2. 불교

불교의 경우는 위의 기독교 항목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몇몇 유념할 점이 있다면 먹는 것에 대한 금기가 기독교보다 빡세다는 것과 시대를 잘 만나야 한다는 점 등이다. 알다시피 불교는 고기, 및 오신채 등을 금지하므로, 불교에 귀의코자 한다면 억지로라도 술을 끊고 채식주의자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초기 불교나 남방 불교, 티베트 불교의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육식을 허용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건 아니다. 또한 기독교나 이슬람교와는 달리 불교는 시대에 따라 지배층의 보호와 후원을 받는가 하면 탄압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8] 따라서 당신이 슬립해 온 시기가 불교가 융성한 시기(고려, , , , 쿠샤나 왕조 등)라면 이 옵션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만일 쇠락하거나 탄압받는 시대(조선, , 굽타 왕조, 이슬람 정복 왕조 등)라면 이 옵션을 선택하는 걸 재고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옵션을 선택했다면 두 가지 길이 있는데, 만일 당신이 현지 언어에 능통하고 공부하는 머리가 있다면 학승으로, (동북아 한정으로) 현지 언어에 서툴고 내성적이라면 선승으로 나가는 게 나을 것이다. 학승의 길을 선택했다면 일단 불교의 주요 경전을 줄줄이 암송할 정도로 꿰고 있어야 한다. 한편 선승의 길을 선택했다면 엄격한 규율과 함께 정좌한 자세로 어떠한 움직임 없이 장시간 가만히 있을 각오를 해야 한다.

다만 이 옵션 역시도 사찰을 습격하는 도적들에게서 스스로를 지킬 어느정도의 무력이 필요하다. 중세의 가톨릭 수도원처럼, 불교의 사찰 역시도 재물과 서적들이 몰려있기 때문에 도적들의 목표가 되기 싶다. 게다가 사찰이 도시가 아니라 산중에 있다면 더더욱 위험하다. 그러니 이런 상황을 항상 대비하고 살아가야 한다.

3.3.3. 유교

만일 당신이 슬립해 온 세계가 조선, 명나라 같은 유교(성리학)에 바탕을 둔 관료제 사회라면 사서삼경 및 주자어류 등을 통달한 다음 과거에 응시하여 크게는 중앙 정계로의 진출, 작게는 생원, 진사로서 향촌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노릴 수 있을 것이다.[9] 설령 과거를 보지 않더라도 이것에 통달하면 최소한 훈장 노릇하며 밥벌이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유교 경전은 양이 겁나게 많다는 것 정도는 인지해야 한다. 논어나 맹자는 한 권을 암송하는 데 약 4시간 정도 소요되는 물건들이지만 그게 기본 소양으로 취급받던 시대다.[10] 또한 이 시대에는 주자의 해석이 절대적인 권위를 가졌고, 따라서 이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그 자리에서 사문난적으로 몰릴 것이니 자나깨나 말조심, 글조심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유교가 지배하는 시대에서 매우매우 중요한 게 예(禮)이다. 여기에서 예는 사람이 사회 생활을 하는 데 최소한 지켜야 할 바른 도리를 말하며, 반드시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간 상복 입고 상을 치른다든지[11] 하는 형식적 의례만을 말하진 않는다. 그러므로 적어도 남에게 손가락질을 당할 만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사대부 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으려면 더욱 철저하게 예를 준수해야 한다. 만일 이 시대에 중2병 찌질이들처럼 싸가지 없는 행동을 한다면 사람 대접도 못 받는다.


3.3.4. 새로운 종교 창설

당신이 안전한 몸보신만을 바란다면, 절대로 시도해서는 안될 가시밭길.

이 옵션을 선택하는 경우는 크게 두가지 경우이다. 첫번째는 자신이 현실세계에서 가졌던 믿음을 판타지세계에서도 가지고 싶어서 새로운 종교(사실은 현실에 이미 존재하는 종교)를 창설하는 경우이다. 하지만 당신이 가톨릭이나 정교회의 신자라면, 현실의 주교들과 연락할 방법이 없으므로 사도전승이 끊어지게 된다.

또한 어느 종교이든간에 당신이 현실의 그 많은 경전들을 들고오진 못했을 것이며, 교리에 통달하고 있을 확률도 낮을 것이다. 따라서 당신이 창설하게 되는 종교는 엄밀히 말하면, 현실의 종교들과 비슷할 순 있어도 완전히 같은 종교는 아니게 된다. 그러므로 '현실과 똑같은 종교를 믿고 싶어'라는 당신의 바람은 안타깝지만 이루어질수가 없다. 하지만 '비록 완전히 같지는 않더라도, 같아지려고 노력이라도 하자'는 마인드라면, 이 옵션은 꽤 고려할 가치가 있다. 물론 본인이 일반인이 아닌 종교인이라면 좀 더 확실하게 종교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믿는 종교를, 판타지 세계의 주민들도 순순히 믿어준다는 보장은 없다는게 문제다. 과연 그들이 다른 세계에 살았다는, 메시아, 부처, 예언자를 받아들일까?[12] 당신이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결코 쉬운 길은 아닐 것이며, 기존 종교들의 엄청난 반발과 무력충돌 심하면 전쟁까지 각오하여야 한다. 당신은 기득권층에게 모함을 당해서 끔찍하게 처형당할수도 있고, 추종자들과 함께 고향에서 추방될 수도 있다. 당신은 이러한 많은 난관들을 크고 아름다운 신앙의 힘으로 이겨나가야 한다. 말그대로 당신은 십자가를 등에 짊어진체 나아가야 한다.

두번째 경우는 당신이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되어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절대권력을 누리고 싶은 경우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판타지세계는 대대손손 당신을 찬양할 것이지만 성공 확률이 절대 만만치가 않다. 우선 위와 같은 문제로 기존의 기득권층과 종교권력들은 당신을 견제할 것이며 당신의 목숨은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익스트림한 인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그래도 다른 사이비종교의 창설자들보다는 사정이 낫다. 왜냐하면 당신은 차원을 넘어온 이세계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의 차원도약을 목격한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 대처를 잘한다면 하늘의 사자, 신이 보낸 예언자 등으로 대접 받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목격한 자들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며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말을 믿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세계의 인간이라는 조건은 어디까지나 좀더 유리한 조건일 뿐, 그 자체로 당신의 목표달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이것 또한 다른것과 마찬가지로 인맥, 권력과의 유착, 개인적 카리스마가 매우 중요하다.

세번째로 '판타지 세계'인 만큼 실제로 신적 존재가 있을 경우(…). 그리고 신성마법이든 뭐든 그 존재의 개입이 있을 경우이다. 이런 경우는 신앙을 지키고 싶다면 자신이 믿는 신도 실존하고, 자신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줄 거라고 믿음을 가지는 수 밖에 없다.

3.4. 마법?

대부분의 판타지 소설이나 판타지 하면 사람들은 마법, 주문, 혹은 어떤 초자연적인 현상과 관련된 설정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판타지 세계에 떨어져 마법을 배우고 싶다면 위의 과정들을 차차 밟아가면서 어느정도 판타지 세계에 적응한 뒤 생판 모르는 외국어 배우는 심정으로 임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마법 같은거 없는 세계관이라면 이 목차는 잊어도 좋다.

다만 마법이 존재한다는 건 그만큼 마법 없는 현실세계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에게 큰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반지의 제왕같이 마법사들만 쓸 수 있는 마법이라면 그나마 낫지만 엘더스크롤 시리즈[13]처럼 개나 소나 미약하더라도 마법을 쓰고 다니는 세계라면 마법에 미숙한 현대인 따위는 노예나 웃음거리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3.5. 기타

  • 주민들의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세상의 종말이 왔다는 종교인들이 많아지며 외국인들을 배척하는 현상이 늘어나며 적들이 왠지 너무 조용하면 나라가 망하거나 전쟁이 곧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이므로 식료품과 생필품을 미친 듯이 사 그 나라에서 도망가자.
  • 정부에서 화폐를 유난히 많이 발행하고 시중에 화폐가 미친듯이 돌기 시작함을 본다면 인플레이션 현상의 전초로 볼 수 있고, 이 때는 화폐 대신 비싼 물품(금,은,구리,보석,비단 그외 여러가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 화폐 제작비용이 화폐 액면가를 넘어선다면 그 화폐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 시대를 바꾼 특정 기술이 발명됨을 알면 그 기술로 시대가 바뀔 때를 대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화약이 발명되면 기사들과 친해지지말고 사냥꾼들과 친해지자. 보통 역사적으로 재정상의 이유나 관습등의 문제로 인해 군대가 사냥꾼들 보다 총 도입이 늦게 되며, 사냥꾼들은 총으로 밥을 벌어먹고 살아야 하므로 사격솜씨도 좋다.
  • 성직자들이 너무 부패에 빠지고 왠지 모르게 길을 가다 인쇄소와 가 보이면 종교계에서 발을 약간 빼는 편이 오히려 생존에 유리하다.
  • 만약 당신이 현실에서도 장신에 속하는 성인남자라면 진지하게 무인, 기사 등이 되는 쪽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전근대의 평균적인 체격을 감안할때, 당신의 체격은 현실에서보다 훨씬 더 강력한 선물이 될 것이다.[14] 물론 키 큰 현대인이 무조건 키 작은 전근대인을 전장에서 학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큰 체격은 분명히 당신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고, 당신이 죽음힘을 다해서 그 시대의 전투기술들을 몸으로 익힌다면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무인으로 성공하는데 유리하다. 물론 무인으로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르는 목숨인건 문제(...)
  • 일단 들어온 판타지 세상이 딱히 발전이 없어 보인다면 무조건 먹을 것을 가리는 식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농민 입장에서 고기는 구경도 어려울 테고, 대개 몇몇 요리들(파스타, 약과같은)은 귀족이나 양반 사대부 정도나 겨우 먹을 것이다. 향신료같은 것 역시 구하기 어려울 테고 그냥 밥이나 빵 한 끼 제 때 먹을 만하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특히 농사가 중요한 동네에서 쇠고기를 먹는다면 정말 사치이다.[15]

4. 결론


그나마 여기에 기재한 방법들은 현실적인 여건이나 기반 기술들을 무시해 굉장히 단편화한 서술이고, 조금만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이 더 많다. 과거에 있던 수많은 천재들이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혀 단 한 줄 이름조차 못 남겼음을 상기하자. 그들과 같은 수준의 문명에 떨어진다면 문명의 이기에 대부분의 판단을 기대던 당신은 이들과의 머리싸움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태양 중심의 지동설이 대두한 뒤 인정받기 위해 행성들의 궤도를 계산해 수학적 모델을 발전시키고 사람들을 설득하기까지 약 2000년 가까이 걸렸다. 그 과정이 그리 간단했으리라고 보는가?

우리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웠던, 지금은 쓸데없다 여기고 다 잊어버린 공부 내용들이 실은 선인들의 노력을 거쳐 탄생한 인류 역사상의 지식을 농축한 정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러한 것들을 거쳐 탄생한 현대 인류사회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만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현대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중산층 가정이 누리는 각종 생활수준을 따져보면 중세 귀족보다도 나은 점이 많다. 거기 가서 피똥싸며 귀족을 하더라도 우월감 말고는 별로 못 얻을 것이다.(…)

그리고 항목이 판타지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인데 어째 중세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처럼 보임은 기분 탓이다.

사실 당연히 판타지라면 모험과 전투인데 평범하게 현대 생활을 하는 일반인이 할 만한 일이 아니다. 평범한 일반인, 아니 운동신경이나 신체적 스펙이 월등히 좋은 사람이라도 갑자기 검 꼬나들고 신체적으로 인간보다 월등한(물론 이는 작품 설정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오크를 뭉텅뭉털 썰 리가 있나?

전투 부분을 빼더라도 여행을 하려면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 한다. 말이 안 통한다면 동료를 만들 수도 없고 물건을 살 수도 없으며, 무엇보다 마을에도 못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모험이고 나발이고 떨어진 다음에 몇 년은 언어와 문자를 익히는데 주력하자.

정말 아주 드물게 자신이 목숨을 건 실전을 여러 번 겪은 군인이나 용병 출신이고, 서바이벌 기술과 체술 등에 엄청난 조예가 있으며, 인문학적인 소질도 있어서 문자와 언어를 쉽게 익혔더라도 웬만하면 그냥 위험한 일은 안해야 좋다.(...) 아무리 집에 돌아가는 길을 찾고 싶더라도 직접 무기 들며 모험을 하기보단, 시간이 오래 걸려도 높은 자리에 오른 뒤 아랫사람이 찾게 시켜야 효율/안전 면에서 좋을 것이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인간이 몬스터보다 세가 클 때고, 이종족이나 몬스터 등이 완전히 인간을 압박하는 암흑시대라면 이야기가 또 다르다. 예컨데 베르세르크같이 다크 판타지의 배경이라면 생존 자체가 최우선 목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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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그러나 가끔 르네상스(문예부흥)기나, 아주 드물게 증기기관이 실용화된 산업혁명기까지 다루는 판타지 세계관도 있다. 산업시대 판타지로는 게임 페이블 3가 있다. 오프닝부터 공장의 매연이 자욱한 왕정 수도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한다. 게임 검은사막도 작중 묘사되는 문명 수준은 르네상스에 가깝다. 판금 갑옷의 보급이나 화승총의 등장이라던지.
  • [2] 이 질병이라는 것은 당신에게도 위험할 수 있으나, 당신과 접촉한 판타지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더 위험할 가능성이 높다. 보통 판타지 세계는 중세 정도의 기술, 사회수준을 가진 것으로 상정되는데, 이 시대에는 비누조차 없어서 볏짚 태운 재 가지고 빨래하고 그런 시절이다. 현대사회의 단순한 감기나 독감이 천연두급 전염병이 될 수도 있다.
  • [3]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1세가 은행을 만들어 모은 돈에서 나온 이자만으로 황실의 사람들이 별도 예산 없이도 살 수 있었다. 한때는 왕실예산 200년치를 모았다고.
  • [4] 예를 들어 통조림 발명가 '니콜라 아페르'(1750~1841)가 이런 꼴을 당하였다. 결국 약 100년 가량 조국 프랑스에서 잊혀졌다. (워 사이언티스트, 토머스 J. 크롬웰, p147-157)
  • [5] 사실 대부분의 판타지 세계가 현 지구의 중세정도의 사회수준이나 기술 수준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게다가 마법이 개입되면 더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마법은 과학 기술보다 더 독점적으로 그려진다. 과학 기술은 일단 기제가 밝혀지면 누구나 공부만 하면 그 설계에 맞추어 생산하고 향유할 수 있지만(모든 과학 논문에서 실험법과 과정, 결과를 상세히 기입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이 실험법을 적용할 경우 남이 이 실험을 해도 같은 결과로 귀결된다'는 증명이다.) 마법은 선천적 '마력'이 있어야 한다고 상정하는 경우가 많다. 즉 과학의 사회보다 마법의 사회가 더 기술적 독점이 이루어지기 쉽다.)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6] 정말 예외인 몇몇 지역을 제외하곤 단 음식은 세계적으로 희귀했다. 식민지 경영 제국들이 괜히 설탕제조를 위해 사탕수수플랜테이션한 것이 아니다.
  • [7] 하지만 이는 첫 도입시 음질이 구렸기 때문에 도입이 늦었다.
  • [8]동남아시아의 상좌부 불교는 예외.
  • [9] 쉬워 보이나?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명문대 가는건 애들 장난 수준으로 만들 정도로 어렵다.
  • [10] 특히 주자어류는 분량도 분량이지만 문장 또한 독일 철학서를 방불케 할 정도로 난해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직 한글 완역본이 존재하지 않을 정도니...
  • [11] 문종만 해도 경우 세종의 3년상을 치르다 요절했다 물론이건 어디까지나 조선사회에서 군자로서 완벽을 요구받는 왕의경우이고 대체로 무조건 하지는 않았다. 하는게 좋다고 했지. 실제로 진짜 3년을 버티면 용자 취급을 받았다 카더라. 조선 시대는 아니지만 삼국지의 원소도 3년상을 연속으로(!) 완전히 치뤄서 명성을 얻었다.
  • [12] 사실 이 정도는 현실 종교에 비추어봐도 큰 문제는 아니다. 불교의 대표적인 부처 가운데 하나인 '아미타불'은 실제로 다른 세계의 부처로 여겨진다. 천국이나 지옥도 믿는 판에 지금 이곳과는 다른 세계 쯤이야(…).
  • [13] 주인공들은 대대로 죄수부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기초적인 마법과 마력을 지니고 있다.
  • [14] 사실 평균적인 성인 남성만 되어도 어지간한 전근대 시절의 사람들보다 키가 10~20cm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 [15] 육식을 금한 일본이야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도 실제로는 많이 먹었지만 농사 때문에 쇠고기 먹기를 많이 꺼렸다. 거기에 더해 우리가 그나마 소고기를 즐길 수 있음도 많은 소들이 고기소라서이다. 전근대 사회에서 일소가 주종을 이룬 사실을 볼 때, 쇠고기를 먹기는 훨씬 어려울 테고 설령 먹더라도 질길 것이다.